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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해를 바라보기

COM2IT 2024. 7. 2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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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암 사이 깊게 박힌 뿌리

펴지 못해 굽어진 줄기에

햇빛조차 닿지 않았다

 

축축한 돌무더기 아래에서

한껏 뱉어버려 더러워진 흙탕물을 먹고 자랐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사계절이 지나 다섯번째 계절이 찾아왔음을 깨달았던건

불쑥 찾아온 작은 꽃잎이었다

 

하이얀 꽃잎은 뿌리를 간지럽히고

살며시 내리어 곁에 있어주었다

 

갑자기 였을까 아니면 천천히 였을까

잘모르겠다

그 시간 만큼은 흘러가지 않았으면 했을뿐

 

음지식물인줄만 알았던 것은

해를 보지 못했던 그가

바라볼 자신이 없었던 것이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높게 줄기를 뻗고 잎을 펼치어

빛을 온몸으로 받아 낼 수 있을까

 

단지 빛이 있음에 감사한다

그저 탁하게 물들여진 마음을 

하얀 꽃잎으로 채워지고 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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