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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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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실바람이 차가워질때쯤 보름달이 하늘위로 차오르는구나 창문 밖 너머 영롱한 빛을 넘겨받아 방충망 하나하나 네모난 모습에 갇혀 외로이 자리한 방안에 비춰질때면 이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지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만지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하는구나 허공으로 손을 휘 저어 따스한 공기를 날려보낸다 달빛에 눈물을 흘려보낸다 디지털 픽셀안에 갇힌 평면의 세상처럼 부질없는 거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문을 닫는다
흘러흘러 지나가는 사람들과 띄엄띄엄 떨어진 가로등과 한적한 도로위에 몇 안되는 차들은 반딧불이가 되어 스쳐지나가기 바쁘다 이들이 비추는 내 모습은 왜 이리도 처량한가 가로등 밑 노란 바닥 위를 하나씩 밟다보면 언젠가 집에 도착하겠지 가로수 하나, 둘 세기 시작한다 걷다걷다 어느새 인도가 끝나있었다 한칸 내려가 도로위를 걷기 시작했다 바닥이 어두워 불빛이 비춰도 까만 바닥이었다 이 날 있었던 일들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파도처럼 밀려온 후회에 이내 빠르게 고개를 저어 생각을 접고 앞으로 나가기를 그날 도착하기 전까지 끝이 없을 것 같던 까만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이 행동을 수없이 반복했다 이내 도착하고는 후회는 잊고, 다시 시작하자고 다짐하며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지나간 계절을 바라보다 가야할때라고 생각이 들때 미련없이 돌아서서 떠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봄이 오고 꽃이지도록 강렬하고도 짧은 사랑을 했던 지난 시간들은 꽃잎이 떨어지도록 흩어져 가지 않고, 천천히 마음속에 솜솜히 쌓여간다 떠날줄 모르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처량한가 너를 두고 떠나가려는 쪽배에 나를 맡겨 유유히 저어 보내본다 멀어져가는 계절의 모습은 얼마나 아련한가
바삐 흘러가는 계곡물처럼 생이란 무자비하지 않은가? 물살이 산비탈길을 따라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서서히 산을 깎으며, 흙더미를 쌓아간다 나는 생을 원하지 않았는데 나온걸까 아니면 나를 사랑하고 싶지 않았을까 나의 생이 그저 아름답지 않아서 그런줄 알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누군가 말했다한들 점점 쌓여가는 후회와 좌절, 그 순간은 고통스러워 몸부림칠때도 누가 알아 줄까 홀로 고독한 싸움을 계속할때 내 스스로 다가와 내게 묻기를 그 또한 내가 존재함으로써 스스로 완전한 삶이 아니겠는가 그 후 나는 더이상 앞도 뒤도 보지 않고 오로지 내 생 자체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생이 아름답지 않은게 아니라 나를 아름답게 보지 않은 나 스스로 근원이었던 것이다 나는 더 빠르게 더 빠르게 흘러 더 커다란 아름다운 강을 이룰테..
사람이 태어나 죽을때까지 이어진 단 하나의 길만 있다 믿었다. 그러나 삶이 존재한 순간, 이미 완결되었다 너 하고 나 하고 삶이 완결된 순간 스스로 모든게 완벽해졌다 행복은 완결되어있었다 누군가는 이를 찾지 못한채로 떠날것이다 사실을 안 나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에 감사한다
어둑해지기 시작한 시간에 다리 위를 걷다가 유독 밝게 빛나는 불빛들이 보였다. 빠르게 다가오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고 멀리서 빛나기도 하지만 나는 빛나지 못했다. 가로등 하나하나 건널때 마다 나를 비추는 조명은 눈이 부셔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땅을 보다가 다시 하늘이 보고싶어 고개를 들다 지레 눈이 감겼다. 조명 밑 짙은 주황 불빛은 눈꺼풀 위로 눈이 타들어갈 듯 내리꽂혔다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었다 그러자 다시 어두워졌다. 그러고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난간을 붙잡고 앉아보았다. 찬바람이 불어와 뺨을 조금씩 얼리었다 이상하게도 춥지는 않았다. 그저 그렇게 무기력하게 눕기만하면 모든게 편안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리쳐다본 광경은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깜깜한..
삶이란 불공평했다 아니, 모두가 평등할때 누군가는 더 평등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시간속에서 다른 이유로 서서히 모인다 이들은 블랙홀처럼 나를 사건의 지평선으로 빨아 당겼다. 그러나 나는 결코 그 중심에는 다다를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나는 늦었다. 이미 뭉쳐버린 검은 것들은 뼛속까지 소름끼치었다 뜨겁게 뭉쳐버린 것들은 차갑게 식어서 욕망으로 가득찬 하나의 우주가 되었다. 아지랑이가 일렁이듯 기어나오는 유혹의 검은 밧줄이 마치 온세상을 당기듯 하였다. 하지만 나는 벗어날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들을 지나치기 위해 다른 시간속으로 숨었다. 나는 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의 시간을 느리게 하였다. 그 시간은 나를 다시 무겁게 만들었다. 다른 검은 구멍이 만들어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네 그 누군가의 삶도 그들과 같았을까 하염없이 걷고 걷다 그저 한번 쉬어보니 보이지 않게, 빠르게, 빠르게 나를 지나쳐 지나간다. 무언가를 떠올릴때 내가 느꼈던 그 감정을 표현하고자 외치고, 소리치고, 악을 쓰고 소리쳐본다. 나는 슬픈, 혹은 그래서 기쁜, 그러나 외로운, 하지만 편안한, 내가 외친 소리는 그저 의미없는 말들의 나열일 뿐이었다. 언젠가 누군가 나를 떠올린다면 그저 다만 내가 원하는건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볼 것, 귀 기울여 줄 것, 그리고 다시 지나쳐 갈 것
신께서 말씀하시길너희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누군가는 이런 신의 말에 회의심을 품고어떤 이들은 그 중립에 서있을 것이다 신은 이 상황을 보고 미소를 지었을까아님 화를 내었을까그것도 아니라면 아무런 감정도 갖지 않았을까 이런 날들이 수천년간 이어져 온 터라면신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풍요로운 삶의 거리는 멀지 않았지만그들의 마음간의 거리가 멀어져 갔고풍요는 암흑 속에 숨어버렸다 언젠가 신이 내려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너희들의 풍요로움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당신은 틀렸습니다그렇게 마음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풍요라면우리는 왜 그토록 멀어져만 가야 했습니까 그러면 나는 말할것이다같은 마음으로 풍요를 원하면다른 방식은 재앙..